美 화웨이 제재, 삼성·SK하이닉스에 독일까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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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 삼성·SK하이닉스에 독일까 약일까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5.1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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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이 15일(현지시간)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를 차단하기 위해 고강도 정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을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 수 없게 되면서 이들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판매 실적은 감소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강력한 태클을 건 데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소프트웨어(SW)와 기술을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 정부의 공식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수출 규제 개정안을 오는 9월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비메모리 칩에 초점을 맞춰 삼성전자 반도체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화웨이가 이번 제재로 반도체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관련 제품 생산 규모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으로 화웨이가 글로벌 모바일 D램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전체 수량의 22.6%인 약 12억GB, 금액 기준으로는 약 62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을 2억대로 가정할 경우 약 13억GB의 D램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모바일 낸드플래시의 경우 화웨이향이 지난해 약 230억GB, 올해는 300억GB에 달할 전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화웨이향 메모리 반도체 노출금액은 약 100억~110억달러 수준으로 보인다"며 "미국 제재의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웨이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자 삼성전자의 매출이 따라서 급감했고,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에서 제외됐다.

다만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삼성전자 제품이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 미만으로, 화웨이와의 경쟁이 큰 의미가 없다.

특히 미국의 제재에 따라 중국인들이 '애국 소비'에 나서면서 화웨이나 오포, 비보, 샤오미 같은 중국업체의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기준 점유율 34.1%로 1위를, 화웨이가 23.3%로 2위를 달리며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타격을 받으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실제로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구글 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 포인트 상승한 전례가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지 않고 심리전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경우 화웨이가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에 나설 확률도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미국 제재를 앞두고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락에도 이들 업체의 재고 확보에 따라 대중국 메모리반도체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조치가 중화권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인 데 따라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도 보인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화웨이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판로를 사실상 막았다.

TSMC는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작해 납품했는데, 최근 하이실리콘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이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TSMC가 매출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면 이는 10년 뒤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는 15.9%, TSMC는 54.1%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번 제재가 수출금지 대상을 미국 밖 해외 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인 만큼 국내 반도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재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의 기술 없이 반도체 굴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만 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중국 반도체 태클 걸기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가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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