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의 '광폭 투자'…2주만에 글로벌 기업 인수에 1.2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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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의 '광폭 투자'…2주만에 글로벌 기업 인수에 1.2조 베팅
  • 김경림 기자
  • 승인 2021.11.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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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최정우 기자 =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 결정에 주저했다".

"앞으로 트렌드 리딩력과 기술력, 마케팅 등 초격차 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하겠다".

현재 CJ그룹의 상황을 '성장 정체'라는 말로 정의하면서 10년 만에 전 임직원들 앞에서 분발을 촉구하고, 새로운 사업 비전 구상을 밝혔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광폭 투자 행보를 시작했다.

향후 그룹 내 4대 성장 동력을 'C(문화)·P(플랫폼)·W(웰니스)·S(지속가능성)'로 제시하면서 앞으로 3년간 10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선장 동력을 찾아내겠다고 밝힌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과감성을 드러내 보였다.

특히나 그 M&A 대상이 글로벌 유력 기업들이었다는 점에서 내수 기업이란 편견이 강했던 CJ그룹의 향후 사업 방향이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3일 이 회장이 새로운 그룹 비전을 발표한 이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M&A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이날 CJ ENM은 미국 할리우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 엔데버그룹홀딩스의 콘텐츠 제작 사업 부문인 엔데버 콘텐트 지분의 80%를 7억7천500만달러(한화 약 9천3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엔터사업 부문의 역대 최대 규모 딜로 CJ ENM은 미국에 글로벌 콘텐츠 제작 기지를 마련하고 기획·제작 및 유통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지난 8일에는 CJ제일제당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약 76%를 2천677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2주 간 무려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대규모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 'K-컬쳐'의 시대…CJ ENM의 할리우드 진출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 인수를 통해 전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 글로벌 제작기지를 마련하고 기획·제작 및 유통 역량은 물론 유통 네트워크까지 단숨에 확보했다.

엔데버그룹은 웨인 존슨, 마크 월버그 등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 및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7천명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엔데버 콘텐트는 웰메이드 영화, 방송,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글로벌 대형 스튜디오다.

유럽, 남미 등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드라마, 영화의 기획부터 제작·유통까지 자체 프로덕션 시스템을 갖췄다.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수상작 '라라랜드'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비롯해 영국 BBC 인기 드라마 '킬링 이브' 등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룬 작품들을 제작 및 유통하기도 했다.

CJ ENM이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하는 데는 이재현 회장의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판단도 있었지만, 미국에 거주하며 K-콘텐츠의 역량을 전파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의 역할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엔데버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리엘 에마누엘은 "이미경 부회장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 덕분에 CJ ENM이 엔데버 콘텐트의 가치를 지속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성장시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에서 4관왕의 영예로운 수상을 할 당시 이미경 부회장은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할 정도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쌓은 네트워크는 상당하다.

지난 1995년 당시 제일제당 상무였던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 드림웍스에 대한 투자를 성공시키면서 CJ그룹이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사업에 발을 들여 놓는 단초를 놓기도 했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 인수와 동시에 글로벌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새 법인도 만들 예정이다.

엔데버 콘텐트 인수와 신설 법인 설립 등을 통해 CJ ENM은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엔데버 콘텐트는 글로벌 베이스캠프,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외 방송 및 OTT에 K-드라마를 기획·제작, 공급하는 원스톱 스튜디오의 역할을 한다.

CJ ENM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에 대한 후속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 톱 엔터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CJ ENM은 5년간 콘텐츠 제작에 5조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최근에는 티빙에 대해 3천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까지 진행하고 있다.



◇ CJ의 아픈 손가락 '바이오'…CJ제일제당의 재도전

CJ그룹이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다.

CJ그룹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1조3천100억원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바이오사업에서 철수했지만, 불과 3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바이오 사업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방향은 미래형 바이오다.

과거 CJ헬스케어를 통해 제네릭 위주의의약품을 제조하던 차원과는 다르다.

현재 추진하는 레드바이오,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경우 아직 전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곳이 없어 CJ제일제당 입장에서도 1위 사업자로의 도약에 베팅을 해볼 만하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최근 네덜란드 소재 바이오 기업인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해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한 기업으로 바이러스 백신과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제조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특화 기업인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천랩은 사람 몸에 있는 수십조개의 미생물과 유전자를 연구하는 기업으로 CJ제일제당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을 위해 해당 기술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CJ헬스케어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업까지 도약하기는 어려웠으나 새로운 바이어 사업은 아직 기회가 남아 있는 분야다"며 "수익성보다는 성장성을 보고 다시 뛰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피해갈 수 없는 '플랫폼'…스마트해지는 물류

대한통운은 향후 2023년까지 총 2조5천억원을 투자해 혁신 기술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에는 넓은 부지와 창고 등을 기반으로 경쟁했다면 이제는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스마트'한 플랫폼이 되겠다는 얘기다.

먼저 수도권에 이커머스 핵심 거점과 냉장, 냉동, 상온 물류 통합 관리 센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곤지암과 용인, 군포 등을 포함해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 물류 시설은 현재의 8배 수준으로 확장되며, 자율주행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도 접목시킬 계획이다.

또 택배 사업은 소형상품 분류 설비인 멀티포인트(MP) 등을 통해 취급 능력을 늘린다.

아울러 물류기술연구소의 규모도 2023년까지 2배 이상으로 키우고 800명 수준의 전문 인력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 10조 투자 배경은…성장 정체에 대한 갈증

CJ그룹은 중기 비전을 토대로 M&A, 투자 등을 통해 현재의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아예 그룹의 성격까지도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간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등으로 CJ제일제당의 경우 북미 거점을 마련했다고는 하나, 사실상 매출 등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당초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2조원가량에 머물렀다.

슈완스 이후 대대적인 투자도 이뤄지지 못했다.

2018년 이후 이렇다 할 투자 건은 지난 2020년 1천억원을 투자해 영화 '터미네이터'와 '6언더그라운드', '미션 임파서블' 등을 만든 미국 스카이댄스를 인수한 건에 그친다.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헬스앤뷰티(H&B) 기업 CJ올리브영으로 지난 3월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천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의 상장이 CJ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단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주요 주주에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 등 오너 일가 3세가 포함돼있다.

CJ올리브영이 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면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lkim@yna.co.kr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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