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이어 한투까지…증권사, 외화채 왜 발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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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이어 한투까지…증권사, 외화채 왜 발행하나
  • 정지서 기자
  • 승인 2021.07.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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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B證도 검토…외화유동성 확보·KP물 주간에 도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수년간 미래에셋증권 홀로 정기 발행사(regular issuer)로 자리 잡아 온 외화채권 시장에 한국투자증권이 가세하자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르면 하반기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 중인 만큼 당분간 대형사 위주의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6억 달러(약 6천900억 원)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오랜 검토 끝의 첫 도전이었다.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가 외화채권을 발행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3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3년 물로 발행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외화채권 발행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시장 상황과 수요에 맞춰 발행에 나설 방침이다.

그간 국내 증권사 중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8년 외화채권 시장에 데뷔한 이래 매년 발행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발행 규모만 18억 달러가 넘는다.

사실 단기 자금 조달에 익숙한 증권사에 외화채는 조달 수단으로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 적절한 발행 타이밍을 맞추기 녹록지 않은데다, 수익이 더 큰 상품을 찾기도 만만치 않아서다. 품이 많이 드는 외화채권을 발행하느니 원화를 조달해 달러로 스와프해 사용하면 될 일이다.

실제로 외화채권 발행과 관련해 증권사들은 꽤 큰 온도 차를 보인다.

한 증권사 자금부 관계자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경우 증권사로선 조달 과정에 적잖은 비용을 감수하는 일이다. 달러가 캐시로 유입되면 플러스 수익이 나기 쉽지 않다"며 "미래에셋처럼 해외투자 규모가 크다면 모를까 국내 증권사로선 초대형 IB라 하더라도 외화채권 발행 수요가 그리 크진 않다"고 귀띔했다.

물론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휘청였던 증권가를 생각하면 선제 외화 유동성 확보라는 점에서 외화채권 발행은 유의미하다. 외화 지급 여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당시 증권사들은 유로스톡스50 등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자체 운용 자금에 대한 마진콜이 발행하며 외화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해외 증권사들이 담보금으로 달러를 요구한 탓에 기업어음을 팔아 환시장을 찾는 증권사도 있었다.

그렇다고 자본 건전성 강화라는 명분을 외화채권 발행의 주된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앞서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모두 선순위로 외화채권을 발행한 탓에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의 변화도 미미하다. 이미 1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기자본을 갖춘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국내 대형사 중 건전성이 우려되는 증권사는 없다.

업계에선 외화채권 발행에 나선 증권사의 속사정을 트랙 레코드에서 찾는다. 자본시장에서 외화채권 발행사로서의 경험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주간사로 참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외국계 증권사가 주도해온 KP물 시장에 국내 증권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의 5억 달러 규모 유로본드 발행 공동 주간사에 선정됐다. KB증권은 한국수출입은행, NH투자증권은 한국가스공사 글로벌본드 발행을 함께했다. 씨티증권, 미즈호, BNP파리바와 같은 외국계 IB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외화채권 발행은 IB로서 시장에 내는 일종의 수업료"라며 "외화채권 시장의 레귤러 이슈어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신뢰를 입증했다는 뜻이다. 당장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기 위한 저변을 넓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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